하드 정리하다가 굴러나온 물건. 5월엔가, 마감이 닥치면 엉뚱한 샛길로 달려가 불타는 지병의 결과물 중 하나(...) 어디선가 봤다싶은 분들께 스루의 미덕을 부탁드려 봅니다. 아 놔 내가 그 며칠간 살짝 맛이 가긴 갔었지ㅠㅠ
흔들림 없이 정면을 응시하는 눈동자.
처음 만남부터 이 청년의 페이스에 그러마고 휩쓸려 온 것은 이러저러한 이유들 그 무엇보다, 자신이 결국 이런 눈빛에 약하기 때문이었다. 두손에는 수라장의 피를 묻히고 그럼에도 고개를 당당히 든 채 앞을 응시하며 가슴속에 품고있는 불을 그대로 벼려놓은 눈빛,
그 강함이 벅차도록 장한 동시에, 그렇게 살아가리라 그길 밖에 없노라 단정지워진 그 운명이 또한 안쓰러웠다. 쓸데없고 덧없는, 주제넘은 오지랍에 불과하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록온은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고개숙여 유키무라의 야무지게 다물린 입술위에 짧고도 친근한 베이비키스를 남겼다. 요구받은 입맞춤은 아마 이런것이 아닐테지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건 딱 여기까지였다.
혈색이 드문 입술이 천천히 내려와 자신의 입술을 덮는다. 항상 뜨거운 유키무라의 체온과 달리, 이 남자의 체온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이 조금 서늘할 정도로 식은 온도였다. 대신 슬쩍 닿은 피부로부터 전해지는 부드러움과 온화함만은 생생하게 살아있었고 자신을 향해 내미는 작은 호의만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진짜다.
유키무라는 가볍게 닿은 뒤 떨어지려는 남자를 거침없이 잡아끌어 아프도록 끌어안은 채 그의 입술을 벌리고 격렬히 파고들었다. 이상하게 생긴, 낯선 체취를 가진, 이국 이름의 사내. 그런데 그에게선 이제 기억도 희미한, 오래전에 불타버린 어머니와 누이들과 옛성의 그림자가 겹쳐보인다. 멀리 사라져버린 온화하고 상냥한 것들의 아스라한 그림자가.
그래서 유키무라는 더더욱 간절히 남자를 붙잡고, 좀 더 따스한 그의 안쪽으로 파고들고 또 파고들었다. 맞닿은 입술은 단단히 맞물려 풀리지않고 남자의 호흡은 완전히 자신의 그것에 안겨있음에도 만족하지않고 더 깊이, 더 간절히, 더 단단하게.
단단히 붙잡지 않으면 날아가버리는 입맞춤이다.
그러나 놓지않으면 기어이 숨막혀 으스러질 입맞춤이다.
두 사람의 입맞춤은 그런 것이었다.
넵, 이거시 글쟁이의 자학.
담에 접속해 이 포슷힝을 본 순간 나는 불타는 고구마가 되겠지. 그러나 지금 멈출 수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