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는 없나?"
세츠나를 향한 안경너머 티에리아의 시선이 아련했다. 단순히 씁쓸함이라 치부하기엔 너무나 복잡다단한 상념이 얽힌 시선이었고, 알렐루야는 간만에 그의 심정을 생생히 납득하고 있었다. 굳이 한 마디 거들지 않았다는 점이 눈새남 알렐루야 나름의 상태호전이랄까.
".....없다."
평소대로 짧고 무뚝뚝한 세츠나의 한 마디였지만 쓸데없이 붙은 말줄임표 대용 점 다섯개가 또한 무언중에 이 건담 마이스터의 인간적 '정상진화'를 증명하고 있음에다. 아무러한 세츠나라도 현재 상태를 점 다섯개조차 없이 때우기엔 뭐했나보다. 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속으로 주억거린 티에리아와 알렐루야였다.
'솔까말 만 번 죽어 마땅한 만행이다'
'손나 세상의 악의가 들려....'
두 뇌양자파 유저의 속삭임을 캣취했는지 어땠는지 세츠나가 눈에 힘을 준 채 휘릭 돌아보았다.
"록온은?"
"도망쳤다."
"달아났어."
"........."
제깐 게 뛰어봤자 기숙사지, 란 뇌까림이 뇌양자파 진동사이에 살짝쿵 일렁였고 세 유저가 굳이 그 파동의 출처를 따지지않는 가운데 세츠나가 걸음을 옮겼다. 눈썹 위 3센티 선을 지키며 시원한 일자로 간추려진 앞머리, 둥그런 바가지마냥 커트된 옆과 뒷머리, 즉 호섭이 머리라 불리우는 스타일로 탄생한 까만 머리칼을 휘날리며.
테러리스트에게 후회란 없다. 다만,
".....야, 하로. 나 어쩐다냐...?"
"각오해! 각오해!"
"아 놔, 정말 그거밖에 할 줄 모르는데 어쩌라고....!"
"디졌어! 디졌어!"
"얌마 겁주지 마."
라일 디란디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쉰 뒤,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가져보기로 했다. 한동안 라일과 단 둘만 되면 버서커 모드로 돌변했던 12살 닐 디란디와는 경우가 다르잖아, 용기를 내라 나님, 세츠나는 대인배니까, 음. 설마 이깟일로 죽이기야 하겠니.
"내가 형에게 사고치고 기숙사로 튄 이래로 가위 들어본 역사가 없던 사람인데 말야....."
"사과해! 사과해!"
"으음, 그걸로 될까?"
주황색 AI의 깜찍한 눈에 심어진 붉은 다이오드 점멸이 유난히 선명하다 싶었다.
"그럼 몸으로 때워! 몸으로 때워!"
".....!!!!!"
테러리스트에게 후회는 없다. 몸빵이 있을 뿐.
이런걸로 세츠라일 한 편 썼노라 주장하면 돌맞겠죠......네 압니다. 백야님 좋은 연성에 비루한 콜을 날려서 죄송해요 너무 좋은 나머지 이런짓을 ;ㅁ;
그런데 몇 주째 글연성 감이 안잡히는구만요.... 도와주십쇼 동인신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