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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r Na N-Og에 이어서.




맞잡았던 아비와 어미, 누이의 손들을 잃었을 때, 그는 꽤 오랫동안 의미를 실감하지 못했다. 상실의 깊이는 서툰 외면으로 뭉치고 눙쳐져 세월의 저쪽으로 영영 유기될 듯도 하였다. 서걱거리는 유리遊離의 조각들을 간신히 헤치고 나아가 상실이 곧 사실임을 자각한 순간, 그는 짧게 외쳤다. 절규와 비명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 단말마를.

맞잡아야 했던 반신의 손을 잃었을 때, 그는 제법 긴 시간이 지난 뒤에야 사실을 알았고, 불투명한 실감만을 주억거린 채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아니, 받아들였노라고 믿었다. 날이 선 유리遊離의 잔해들을 맞닥뜨렸을 때에야 그는 비명과 울음의 중간 즈음에 위치한 반신의 이름을 외쳤다. 실은 한 치도 받아들이지 않은 '사실'을 그제서야 되묻고, 또 되물어 제곁에서 떼놓지 않은 채.

맞잡은 그녀의 손이 작별을 고하며 멀어져 갔을 때, 그는 그제서야 소리내 그녀의 이름을, 그순간의 영원한 상실을, 절규와 비명을 넘어 울부짖으며 맞닥뜨려야 했다. 그것이 다다. 진정 전부였다.

그리고,
별들이 흩날리는 진공 너머로 피어난 빛, 아득하게 빛나는 꽃의 거대한 그림자 한 켠에서 록온 스트라토스는 문득 지나간 어느날의 기억 한 자락과 스르륵 굴러가는 단어 하나를 떠올렸다. 
티르-나-노이, 신화가 약속한 시간. 아, 스스로에게 허락된 시간은 바로 여기까지구나.
끝내 맞잡지 않았던 손이 시간의 장막 저편으로 가버렸음을 깨달으며, 계속 잃어온 '그'가 마침내 조용히 미소지었다.
절규도 비명도 울음도 필요치 않은 이별을 덤덤히 주워섬기며, 웃으며 보낼 수 있는 지금의 제 이름과 제 선택을 그저 다시 한 번 끌어안으며.



손이 은은히 시려왔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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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리린 lirin